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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타일 데모도(조공)가 하는 일

by 유용한 정보를 드림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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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데모도(조공)

안녕하세요. 호주에서는 타일 조공을 데모도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건설업으로 유명한 호주이다 보니 타일 시공도 굉장히 많고 인력도 항상 부족합니다. 그중에서도 타일 데모도는 몸이 고되기 때문에 대부분 워킹홀리데이로 온 한국 분들이 많이 도전하곤 합니다. 그중에 중간 기술자나 기술자가 되어 호주에 정착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오늘은 호주에서 타일 데모도가 하는 일을 알아보겠습니다. 

 

타일 데모도(조공)

 

1. 타일 로딩(곰방,양중) 및 타일 까기

한국에선 은어로 곰방이라 그러죠. 여기 호주에선 타일을 올린다는 것을 로딩이라고 합니다. 곰방은 한국이나 호주나 어디든 힘들겠지만 호주에서도 로딩은 거의 100% 데모도가 하게 됩니다. 가끔 labour(인력)를 부르기도 하는데 거의 데모도가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2층이나 3층으로 올리는 일이 참 힘든데요. 호주는 600각 이상의 대형 타일이 많기 때문에 특히나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일을 수량에 맞춰 까놓는 것도 데모도의 업무 중 하나인데요. 타일을 까고 나서는 정리정돈을 해야 합니다. 아마 맨 처음 호주에서 타일 데모도를 하게 되면 마주하는 일이 타일 로딩과 타일 까기가 될 것입니다. 아직 커터기나 그라인더를 사용할 줄 모르는 상황에선 조공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타일 데모도(조공)

2. 글루(접착제) 믹스

그다음으로 조공이 하는 일은 접착제를 개는 것입니다. 여기선 글루를 믹스한다고 하는데요. 글루와 물을 적정량 깡통에 넣고 믹서기로 돌려주면 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접착제의 비율입니다. 접착제의 회사마다 비율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한 공식보다는 감에 많이 의존하는 편입니다. 또한 바닥과 벽을 붙일 때 글루의 점도도 다르고, 샤워 바닥이나 니시, 창틀을 붙일 때 점도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갈갈이질을 하거나 떠붙임을 할 때도 벽과 바닥의 상태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니 최대한 많은 현장을 경험하고 기술자가 선호하는 접착제의 농도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면 질다고 되면 되다고 욕을 먹는 것이 데모도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일 데모도(조공)

 

3. 타일커터기(갓다기) 사용 

다음으론 타일 커터기를 사용합니다. 타일 커터기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호주에선 보통 이태리 시그마 커터기를 사용합니다. 한국에선 명품 타일커터기로 비싸다고 유명합니다. 600각이 넘는 두꺼운 타일들도 사용방법만 숙지하면 잘 잘립니다. 1mm 차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게 타일이기 때문에 커터기는 데모도뿐만 아니라 기술자에게 있어도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어찌 보면 그라인더보다 더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타일공에겐 손과도 같은 것이죠. 타일데모도가 기술자로 올라가기 위해선 무조건 마스터해야만 하는 공구입니다. 타일이 붙는 원리와 방향을 이해해야 자를 수 있고, 밑단 윗단 모서리의 경우 꽤 헷갈리기 때문에 현장에서 빠르게 자를 수 있으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타일의 크기에 따라 힘을 주어야 하는 강도가 다르고, 타일이 도기질이냐 세라믹이냐 포세린이냐 돌이냐에 따라 힘조절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잘 잘리는 타일의 경우 너무 힘을 많이 주게 되면 단면이 울퉁불퉁하게 나와 예쁘지 않고, 힘을 주어서 잘라야 하는 타일의 경우 너무 살살 그으면 타일이 잘리지 않고 칩이 납니다. 커터기로 한 번에 자르지 못하면 그은 면을 한번 더 그어야 하는데 그럴 경우 타일 단면이 잘 잘리지 않습니다. 또한 커터기를 사용할 때 타일 낭비(웨이스트)를 줄이는 것도 데모도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데요. 타일을 자르고 남은 타일들을 버리지 않으면서 나머지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배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나나미(위아래 치수가 다른 타일 재단) 커팅, 45도 커팅 등 연마해야 할 것이 많고 몸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처음 커터기를 사용하면 자세 때문에 손목이나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타일 데모도(조공)

 

타일 데모도(조공)

 

4. 타일 그라인더 사용

타일데모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그라인더입니다. 그라인더는 타일공의 손이라고도 하죠. 그만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야 하며 타일 퀄리티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공구입니다. 먼저 그라인더는 위험한 공구이기 때문에 안정장비가 필수입니다. 보안경과 귀마개, 장갑은 필수입니다. 타일 그라인더와 커터기를 얼마나 빨리 숙지하냐가 조공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사실 타일을 로딩하고 까고, 글루를 믹스하는 일은 단순 업무이기 때문에 섬세한 작업이라거나 기술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처음 현장에 나간 사람들도 체력과 의지만 있으면 일주일 안에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커터기와 그라인더의 경우 많은 타일을 경험해보아야 하고, 손의 섬세함을 익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술의 영역의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라인더는 타일러의 기초 덕목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재단과 측정을 잘해도 재단한 대로 깔끔하게 잘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데모도들이 애를 먹습니다.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잔소리와 욕을 많이 먹습니다. 타일 공정이 어려운 이유는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갈수록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일을 옮기고 베딩(스크리딩, 주꾸미 잡기)을 잡는 부분에서 데모도의 역할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고 노가다에 가까운 영역이지만, 타일을 재단하고 자르는 일은 섬세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일들이 굉장히 상충됩니다. 그래서 터프하고 거칠게 일하는 타일공들이 기술자가 되는 부분에서 많이 포기하게 됩니다. 결국 타일을 붙이는 작업은 섬세함과 퀄리티가 요구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타일 데모도(조공)

5. 주변 정리 및 청소

타일 업무는 청소로 시작해서 청소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타일을 깔기 전에 바닥에 붙은 먼지나 이물질들을 다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바닥 타일의 경우 이물질이 있는 경우 단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스크래퍼로 바닥 면을 깨끗하게 긁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먼지가 있을 경우 글루가 접착면에 잘 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먼지를 제거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주변 정리를 깨끗하게 하였다면 첫 번째 관문은 통과한 것입니다. 이제 일하면서 나오는 타일 찌꺼기와 타일을 까고 남은 박스, 기술자가 더럽힌 자리들을 정리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자르고 남은 타일들을 버리는 일이 매우 힘든데 작업 공간이 2층이나 3층일 경우 무거운 타일을 지고 오르내리는데 힘이 다 빠질 수가 있습니다. 타일을 틈틈이 버려두지 않으면 나중에 퇴근할 시간이 되어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땐 이미 체력과 멘탈이 모두 나가있을 시간인데 버려야 할 타일이 쌓여 있으면 한숨만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술자가 쓰고 남은 글루통과 연장들을 닦는 일입니다. 기술자에 따라 다르지만 굉장히 많은 확률로 결벽증에 걸려 있을 확률이 다분합니다. 갈갈이와 주걱, 스크래퍼도 새것처럼 싹싹 닦아주고, 글루를 쓰고 남은 통도 깨끗이 비워야 합니다. 통의 경우 매번 새로운 것을 살 수는 없으므로 이렇게 깨끗이 닦아서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장들을 기술자의 차에 실어주는 일도 데모도들이 많이 하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잡일까지 시키는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이곳의 문화는 그렇습니다. 이왕 하는 거 연장들의 먼지를 블로워로 깨끗이 불어주고 넣으면 쎈스 만점입니다.

 

6. 그라우트(메지, 줄눈)

그라우트를 얼마나 잘 넣느냐가 조공에겐 매우 중요합니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넣느냐에 따라 데모도를 빨리 벌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셈이죠. 그라우트 고데가 손에 익고 능수능란하게 다룰 즈음이면 기술자는 조공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필요가치를 느낄 무렵입니다. 따라서 갈갈이질도 시켜보고 타일도 조금씩 붙여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라우트는 타일의 마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쉬우면서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시간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지만 체력 소모가 크고 해야 할 양이 많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게 쉽지 않죠. 그라우트의 경우는 기술자가 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조공들이 하게 됩니다. 물론 그라우트만 따로 하는 분들에게 일을 맡기기도 하지만요. 보통 데모도가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라우트 고데가 손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게 말로 설명한다고 설명이 되는 일이 아니라 그라우트를 잘하는 방법은 그저 많이 해보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이것도 욕을 많이 먹을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욕을 안 하고 가르쳐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저도 매일 하지만, 그리고 욕을 하고 가르쳐주기라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런 친절한 분은 아직까지 현장에선 못 만나보았습니다. 유튜브에는 많이 보이지만 그런 분들은 참 고마운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라우트를 넣기 위해선 청소를 해야 하는데 이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입니다. 타일 사이에 비져 나온 글루를 칼로 긁어내고, 스페이스를 제거하고, 클립들도 모두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먼지들을 쓸고 그러고 나면 그라우트 준비가 다 된 것입니다.  그라우트를 섞을 때 농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 되면 그라우트가 다 깨지고, 너무 묽으면 그라우트가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중에 다 빠집니다.

 

7. 베딩(스크리딩, 주꾸미 잡기)을 위한 삽질

베딩이란 타일을 깔기 전 시멘트와 모래를 이용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뜻합니다. 아마 조공의 업무 중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 이 베딩이 아닐까 합니다. 기술자가 쓸 모래와 시멘트를 삽으로 섞고 밀바에 넣어 운반해야 하는데요. 통돌이가 있다면 통돌이에 모래와 시멘트, 물을 적절한 비율로 넣으면 기계가 섞어줍니다. 모래와 시멘트를 다 섞으면 밀바에 옮겨 담고 기술자에게 가져다주면 됩니다.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해야 하는데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으면 하루 8시간 동안 계속 삽질을 하고 모래를 담은 밀바를 운반해야 하는데 몸에 무리가 안 갈 수가 없는 작업입니다. 요즘은 기계들이 잘 나와서 손수 삽으로 섞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기계로 해도 어느 정도 삽질과 운반은 필수이기 때문에 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습니다. 아마 진정한 노가다의 영역이죠. 기술자에 따라 이미 베딩을 잡아 놓은 현장을 컨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타일 회사는 방수, 베딩, 타일, 그라우트까지 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 실리콘까지 쏘는 경우도 있지요.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힘이 세고 체력이 좋다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여기선 기술자가 조공을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공의 마음속에선 열불이 끓고 욕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제발 나 좀 도와주면 안되냐.. 하지만 기술자들은 자신의 일을 치고 나가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마치며

오늘은 호주에서 타일 데모도(조공)가 하는 일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한국도 비슷하겠지만 업무의 강도가 말도 안 되게 강하며, 정말 힘든 일이 타일 데모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말 타일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고 직업으로 원하는 분들이 도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처음 해보고 업무 강도에 거의 90%가 도망가게 됩니다. 그렇다고 기술자가 되면 편해지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몸에 무리가 가는 것도 여전하고 기술적으로도 인정받고, 실력과 속도도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생깁니다. 아마 한국에서나 호주에서나 쉬운 일 하나 없는 것 같습니다. 타일 데모도가 하는 일들이 도움이 됐기를 바라며 포스팅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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