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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되는 법

by 유용한 정보를 드림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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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안녕하세요. 전국에 계신 타일조공 여러분.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처음 타일 일을 시작했을 땐 저 또한 그저 빨리 기술을 배우고만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일을 한 지 6개월 차가 되면서 느낀 점은 타일공에게 숙련기간이라는 게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일에 익숙해지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아무리 힘들어도 3개월은 꼭 버텨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조공이 기술자들이 말하는 센스 있는 조공인지 차차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기술 배우기도 한층 편해질 것입니다.

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1. 정리정돈이 깔끔한 조공

 

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안 깔끔한 나

 

가장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업환경과 주변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조공은 기술자들의 이쁨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인즉슨 더 빨리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타일은 현장의 특성상 먼지가 많고 자잘한 쓰레기들이 계속 나옵니다. 특히 다른 업자들과 함께 하는 현장이라면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작업환경이 더럽거나 타일쪼가리들이 어수선하면 기술자가 일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접착제를 개는 환경이 더러우면 마감 청소의 시간이 두 배로 걸리고, 흘린 접착제를 밟게 되고, 그러면 현장은 계속 더러워지게 됩니다. 또한 타일커터기 주변이 더럽고 정리정돈이 안되면 타일 웨이스트에 대한 계산도 안 될뿐더러 계속 칩이 난 타일을 쓰는 등, 반복된 실수를 하게 됩니다. 기술자의 작업환경을 깔끔하게 유지해 주면서, 조공이 일하는 환경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 이것이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며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 정리정돈이 왜 힘드냐. 그 이유는 기술자가 작업환경에 신경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온전히 조공의 몫인데, 기술자는 타일을 붙이는 곳 내부만을 보통 신경 쓰게 됩니다. 사실 조공이 기공보다 활동 반경이 훨씬 넓다고 할 수 있죠. 롤로 따지면 원딜과 서포터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서포터가 지속적으로 정글 쪽에 들어가 와드를 박고 상대 와드를 지우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해야 하죠? 타일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더럽고 자질구레한 일들은 조공의 몫입니다. 처음엔 저도 불평불만이 참 많았지만 결국 이겨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어떻게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환경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을까? 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정말 실질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생각해 내었는데요. 타일조공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봅니다.

 

  • 글루를 갤 때 흘리지 않기 (옷에 묻히지 않기)

간혹 믹서기를 이용해 접착제를 섞다 보면 밖으로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항상 힘조절이 완벽할 순 없겠지만 이런 실수들을 줄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접착제가 바닥에 묻으면 그것을 닦아야 하고, 혹시 못 본 곳에 튀었다면 실수로 그것을 밟고 계속 다니면 현장은 점점 더러워지게 됩니다. 나도 모르게 계속 접착제를 밟고 다니는 셈이 되죠. 또한 옷에 묻은 글루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깔끔하게 일해야 보는 사람도 신뢰가 가고, 나도 편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계속 옷이 더러워진 상태로 일을 하다 보면 작업물도 깨끗해질 수가 없습니다. 

 

  • 옷에 묻으면 바로 닦기

사소한 팁이지만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옷이 계속 더러워지다가 끝없이 더러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일을 정말 잘하시는 분들이나 장인분들을 보면 옷이 정말 깔끔합니다. 아무리 더럽고 힘든 환경에서 일해도 손과 옷이 깔끔한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습관들을 관찰해 보니 일단 동작이 깔끔한 것도 있지만, 옷에 뭔가 묻으면 항상 하던 일을 내려놓고 닦는 습관이 있더군요. 정말 배울 만한 습관인 것 같습니다. 

 

  • 타일 쪼가리 조금씩 나눠서 버리기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타일 쓰레기가 나오는데요. 이것을 한 번에 몰아서 버리려고 하면 정말 나중에는 죽을 맛이 됩니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중간중간 쓰레기가 쌓이면 꼭 비워주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것으로 잔소리를 많이 들었는데요. 업무 환경이 깨끗해지려면 역시 타일 쓰레기들(쓸 수 있는 것은 당연히 놔두어야 합니다.)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게 관건입니다. 

 

2. 커팅이 정확한 조공 

여기서 말하는 커팅이란 타일커터기와 그라인더를 뜻합니다. 특히 커터기를 뜻하는데요. 그라인더의 경우 조공이 중요한 위치의 타일 커팅까지 해낼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부분은 기공이 손 보는 부분이 많죠(샤워 바닥이나 니시 같은 경우). 하지만 커터기만큼은 조공이 혼자서 다 쳐낼 수 있다면 기공으로써는 매우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일 것입니다. 특히 1mm의 오차가 중요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드러나는 부분). 만약 중요하지 않은 부분, 즉 어차피 가려지는 부분이라면 나나미를 열심히 재거나 하는 그런 시간낭비는 하지 않는 것도 센스입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을 커팅할 땐 꼭 정확함이 필요합니다. 정확히 자르기 위해선 먼저 커터기의 가네를 완벽히 잡는 게 중요하고, 그다음엔 해당 치수를 타일에 정확히 마킹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마킹을 대충 하는 분들이 있는데 마킹이 정확하지 않으면 커팅도 정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힘조절도 중요하겠죠. 타일 중에 정말로 잘 안 잘리는 타일들도 많습니다.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타일도 있지요. 힘을 실으면 타일이 깨지는 타일도 있고요. 그런 타일들의 차이를 업무 초반에 빠르게 이해하고, 해당 타일에 맞게 힘조절을 하는 능력도 조공에겐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사실 기공들에겐 탑재되어 있는 능력이지요. 기공들은 워낙에 많은 타일들을 경험해 보아서 잘라보지 않아도 타일의 특성들을 줄줄이 꿰고 있습니다. 또한 커팅 시에 한 손으론 타일이 움직이지 않게, 수평을 잡아주고 고정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손으로 타일을 잡지 않고 자르면 타일이 움직여서 자를 때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기서 또 한 번의 딜레마가 발생하는데요. 정말 딱딱한 타일의 경우는 한 손으로 자르면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잘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600각이 넘어가는 두꺼운 타일들이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양손에 힘을 실어 잘라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 타일에 마킹한 부분에서 살짝 어긋나게 잘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타일이 마킹한 곳보다 얼마나 어긋나는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마킹지점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힘을 아주 세게 주어야 할 때 타일 윗부분의 마킹한 부분은 잘 긋지만, 아랫부분에 마킹한 부분보다 오른쪽으로 1mm 정도 크게 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 힘을 너무 세게 실어서 자르는데, 왼손으로 타일을 잡고 있지 않으니 타일이 흔들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 일부로 타일 아랫부분의 마킹 지점을 1mm 작게 마킹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것은 사실 저만의 방법이긴 한데 생각보다 현장에서 기술자들 중에서도 커터기 오차를 반복해서 실수하는 분들을 종종 보았고, 가만 보면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오차가 반복되는 경우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일 끝나고 다부서진 타일들 자르고, 모아서 석고보드 판에 붙여보았습니다. 타일 종류도 다르고, 뒷면에 다 글루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들이라 스크래퍼로 긁어내도 높이가 다 다르더군요. 오히려 연습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 TMI : 이태리 시그마 타일커터기 잘 자르는 방법 (당기는 방식) 

 처음 커팅이 시작되는 타일 가장 윗부분을 강하게 눌러준다. (이때 커터기의 손잡이를 위로 힘껏 들어준다는 느낌과 타일을 눌러준다는 느낌을 함께 가져가면 좋다. 손의 크기에 따라 커터기의 손잡이를 강하게 들어 올릴 수 있는 그립이 달라진다. 따라서 본인만의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타일을 강하게 누르는 동시에 손잡이를 양껏 들어 올릴 수 있는 그립이 좋다. 보통 중지부터 약지까지의 세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들어 올린다. 본인의 경우 손이 굉장히 작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방법처럼 커터기의 손잡이를 움켜쥐면 힘이 잘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리고 타일을 그을 때 일정한 속도로 그어야 한다. 그래야 일정한 힘이 실린다. 너무 빨리, 너무 천천히 그어도 안 된다. 다만 마지막 타일 아랫부분을 그을 땐 조금 더 빠르게 긋는다고 생각하며 긋는다. 왜냐하면 아랫부분이 잘 안 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 힘을 주어 조금 더 세게 그어준다. 정리하면 처음에 타일을 세게 누르고, 일정한 속력으로 긋다가 거의 다 잘리는 지점에서 좀 더 빠르게 긋는다. 

 

솔직히 이 글을 쓴 이유는 나만의 방식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구글, 네이버, 다음에서도 타일 커터기를 잘 쓰는 방법에 대한 글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고, 현장에 있는 기공들에게 아무리 조심스럽게 물어보아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커터기를 가지고 남아서 연습도 해보았고, 점심시간 같을 때 기술자들에게 물어보아도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정말 시그마 커터기를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아시는 분은 꼭 댓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제가 궁금한 부분은 정말 돌처럼 딱딱해서 힘을 아주 세게 주어야 잘리는 타일의 경우, 어떻게 힘을 잘 실을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센스있는 타일조공(데모도)

3. 기공의 생각을 읽는 조공 

추상적으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은 기공이 다음에 뭘 할지 알고 있는 조공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뭐가 필요한지를 미리 내다보는 조공입니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겠습니다. 기공이 벽타일을 붙이는데 글루가 삐져나왔다, 그러면 스펀지가 필요합니다. 그때 미리 스펀지를 짜놓아서 기공의 손에 얹혀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기공의 손을 줄여주는 조공이죠.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기공이 창틀 부분을 곧 재단해야 합니다. 그러면 통 위에 타일을 올려놓고, 각자와 샤프, 줄자까지 올려놓는 것이죠. 이번엔 풀장을 붙여야 할 차례입니다. 그러면 타일을 반대로 뒤집어 올려놓습니다. 접착제를 발라야 하니까요. 벽타일을 붙이는데 곧 손이 안 닿는 곳에 붙인다. 그러면 사다리(우마)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보통 작업공간이 작기 때문에 미리 사다리를 펴 놓으면 왔다 갔다 하는데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다리를 다 조립해서 옆 방이나 작업장 바로 밖에 준비해 놓습니다. 이런 것도 기공의 생각을 읽는 것입니다. 또한 기술자가 바닥 타일을 붙이기 위해 갈갈이질을 하는 경우 접착제가 매우 빠른 속도로 사라집니다. 이런 경우, 글루를 다 쓰고 데모도가 글루를 개기 시작하면 기술자가 노는 시간이 생깁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조공이 기공이 일할 위치에 기공이 바로 갈질을 할 수 있게 접착제를 일정량 덜어놓고, 접착제를 개러 갑니다. 이러면 기공이 노는 시간이 생기지 않습니다. 물론 기술자의 체력적인 면을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너무 지쳐 보이면 굳이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놈 오늘 혼쭐 좀 내줘야겠다 싶으면 이 방법 추천드립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재미가 없겠지만 더 나열해 보겠습니다. 바닥 타일을 기공이 붙이는 경우, 붙이는 위치와 기공의 자리가 계속 변화함에 따라 글루통을 조금씩 움직여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사실 이때 기어 다니는 자세로 글루통을 잡아당기거나 미는 게 체력소모가 심합니다. 이것을 미리 컨택하고 글루통을 원하는 위치로 옮겨다 주는 것도 기공의 생각을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닥클립, 스페이스, 웻지 등도 상황에 맞게 미리 준비하고 레벨대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뭔가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타일을 붙일 때 기공의 머릿속은 매우 복잡한데, 조공이 이걸 할까요 저걸 할까요, 어떻게 할까요 등등의 질문이 들어오면 그 생각들이 흐트러집니다. 따라서 스스로 알아서 해주는 게 기공 입장에선 매우 편리합니다. 이게 매우 어려운 지점인데, 뭘 가르쳐주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정말 좋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현장은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잔소리와 욕을 먹으면서 땀을 흘리면서 호흡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환상의 서포터가 될 즈음 당신은 기공의 기분과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되고, 한마디로  요놈을 어느 정도는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 수 있게 됩니다. 기공은 조공의 기분을 헤아려주지도 조공의 다음 순서와 생각을 읽으려 하지도 않지만, 조공은 반대로 자의식을 버리고 그 연습을 무한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조공이 얻게 되는 가장 큰 자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오늘은 센스 있는 타일 조공이 되는 방법 3가지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써보았습니다. 일개 조공 나부랭이지만 일개 조공 나부랭이만 쓸 수 있는 글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기공이 되고 나면 이런 글을 쓸 이유도, 이런 고민을 할 이유도 없게 되겠죠.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조공으로서 얻는 자산들도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스무 개가 넘는 알바와 직업들을 전전해보았지만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지는 도제 시스템과 폐쇄적인 교육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에 놀랍지만, 이 안에서도 배우려는 자세만 있다면 배울 수 있다는 게 많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마 타일현장은 하나의 작은 세상이고 사회고 군대고, 전쟁터라고 생각합니다. 나약해지는 순간 공격이 들어오고, 마음을 여는 순간 실망하고, 하루에도 여러 번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과 불합리한 순간들을 마주하지만 버티고 버티다 보면 하나 둘 기술이 내 손에 익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욕먹고 자존심 짓밟힌 나날들을 응원합니다. 현장에선 질 수 있지만 인생에선 늘 승리하는 조공 여러분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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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주에서는 타일 조공을 데모도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건설업으로 유명한 호주이다 보니 타일 시공도 굉장히 많고 인력도 항상 부족합니다. 그중에서도 타일 데모도는 몸이 고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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